예초기 돌리고 퇴비 뿌리고 — 첫날부터 몸살각
50그루 예초 후 퇴비 뿌리기 첫날. 인력 안 부르고 혼자 해보겠다고 욕심냈다가 후회한 이야기.
어제 368포 나르고 허리 끊어질 것 같다고 했잖아. 오늘은 그걸 실제로 뿌리는 날이야. 첫날.
근데 퇴비를 뿌리려면 먼저 해야 할 게 있어. 예초. 나무 밑에 풀이 잔뜩 자라있으니까 예초기로 먼저 싹 밀어야 퇴비를 뿌릴 수 있거든.
그래서 오늘 하루 일과가 이랬어.
예초기 돌린다 → 퇴비 포대 뜯는다 → 나무 밑에 뿌린다 → 다음 나무로 이동 → 반복.
이걸 50그루 했어. 184그루 중에 50그루. 아직 134그루가 남았다는 뜻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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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비는 농심바이오에서 만든 가축분퇴비 1등급이야. 우분 퇴비. 20kg짜리 포대를 나무 한 그루당 2포씩 뿌리는 거야. 왜 이렇게 급하게 퇴비를 넣냐면, 전 주인분이 작년에 토양관리를 충분히 못 했다고 하시더라고. 내가 3월 말에 과수원 계약하고 바로 시작했는데, 퇴비부터 넣으라는 조언을 받아서 비료랑 같이 진행 중이야.
솔직히 말하면 오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원래 계획은 일일근로자 2명 불러서 같이 하려고 했거든. 근데 첫 농사잖아. 내가 직접 해봐야 나중에 인력 쓸 때도 감이 잡히니까. 그 욕심 하나로 혼자 뛰어들었는데.
예초 따로, 퇴비 뿌리기 따로면 그나마 나을 텐데. 이 두 개를 한꺼번에 하니까 진짜 체력이 바닥나더라. 예초기 무게에 팔이 떨리고, 퇴비 포대 들 때마다 허리에서 어제 그 신호가 또 와. "그만해" "제발."
50그루 끝내고 나니까 몸살이 올 것 같은 느낌. 그 으슬으슬한 느낌 있잖아. 그거.
그래도 뿌리고 나서 나무 밑을 보면 뿌듯하긴 해. 이 퇴비가 흙으로 들어가서 나무 뿌리까지 영양분이 갈 거 아니야. 올 여름 복숭아가 탐스럽게 달리는 걸 상상하면 버틸 수 있더라고.
내일은... 좀 쉬어야 하나. 아니면 또 나가야 하나. 134그루가 기다리고 있는데.
몸이 먼저 답을 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