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일지2026년 6월 24일
봉지 안 씌운 대극천, 발갛게 물들기 시작했어
6월 24일, 조생종이라 봉지 안 씌운 대극천 복숭아에 드디어 발그스름하게 색이 들기 시작했어. 적과부터 방제까지 손 많이 간 만큼 더 뿌듯한 1인 농부의 재배 기록.
오늘 과수원 둘러보다가 나도 모르게 한참을 서 있었어. 봉지 안 씌운 대극천이 발그스름하게 색이 들기 시작했더라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온통 풀빛이었는데, 햇빛 잘 받는 쪽 볼때기가 발갛게 물들고 있어. 이렇게 빨갛게 익어가는 걸 착색이라고 해. 열매가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신호야.

대극천은 조생종, 그러니까 일찍 익는 품종이야. 그래서 원래 봉지를 안 씌워. 지난번에 경봉(중만생종)은 늦게까지 매달려 있으니까 봉지를 씌웠잖아. 근데 조생종은 반대야. 일찍 익어서 나무에 매달려 있는 기간이 짧으니까, 그만큼 벌레가 파고들거나 병들 틈도 적거든. 봉지라는 갑옷이 굳이 필요 없는 거지. 대신 이렇게 햇빛 그대로 받으면서 발갛게 색을 입어.

생각해 보면 여기까지 손이 참 많이 갔어. 진딧물 잡으려고 약도 치고, 알이 너무 많이 달려서 솎아내는 적과도 하고. 그때그때는 그냥 해야 하니까 한 일인데, 이렇게 발갛게 익어가는 걸 보니까 그 손길 하나하나가 다 여기로 모인 것 같더라.

아직 따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해. 색이 다 들었다고 바로 익은 건 아니거든. 단맛이 제대로 차오르고 살이 적당히 물러질 때까지 며칠 더 지켜봐야 하지. 그래도 이만큼 온 게 어디야.
1년 농사가 이 한 알에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하니까, 오늘은 그냥 좀 뿌듯하다. 잘 익어라.
기록 끝.